가까운 미래, 남의 거실 이용방법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20. 전시공간 디자인

동물과 함께 사는 시대. 동물과 함께 쓰는 공간

동물을 키우던 시대에서 동물과 함께 사는 시대로 진행된 후 나름 긴 시간이 지난 가까운 미래.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은 둘 사이의 관계가 더 개인적이 되어간 만큼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된다. 공간은 관계를 보여주는 도식(diagram)이며 관계에 대한 이상은 공간으로 나타난다. 인간과 동물 (여기서는 인간과 개) 의 다양한 관계 또한 다양한 공간으로 표현된다. 개와 인간이 가지고 있던 관계였던, 경비와 기생, 보호와 피보호, 또는 일방적인 애완의 관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독특한 관계들이 그에 맞는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거실은 과거에 인간들 간의 관계에 의해 정의되던 공간에서 인간과 동물의 독특한 관계가 만들어내는 공간의 구조와 형태로 이행한다. 인간을 위해 설계되었던 거실은 이제 인간을 포함한 동물을 위한 공간으로 확장되고 그 관계가 역전되기도 한다. 개에게 제공되는 편의를 위해서 낮아진 가구들의 높이는 인간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지만 개와 반려관계에 있는 인간들은 특별히 개의치 않는다. 물리적 형상 뿐 아니라 프로그램이나 공간 구성 자체도 개들의 관점에서 시작한다. 거실과 마당은 개의 놀이터와 휴식처가 된다. 이러한 공간의 주안점은 거실에서 마당으로, 집에서 아파트로, 마을로 이어진다.